[단독 인터뷰]‘빅리그 최고 타자’ 카브레라 “나도 징크스 있다”

입력 2014-08-25 1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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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카브레라.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올 시즌을 앞둔 지난 3월 2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빅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31)가 그의 소속팀 디트로이트와 향후 10년간 보장금액 2억9200만 달러(약 2999억 원), 옵션을 더해 최대 3억5200만 달러(약 3615억 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한 것.

카브레라는 이로 인해 향후 10년간 경기당 18만 247달러(약 1억8511만 원)를 받는 빅리그 최고액 선수가 됐고, 이는 2007년 뉴욕 양키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39)가 체결한 10년 총액 2억7500만 달러(약 2824억 원)를 뛰어 넘는 빅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으로 기록됐다.

당시 미국 현지에서는 카브레라의 계약을 두고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 였다. 카브레라의 성적이 이를 뒷받침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내야수 카브레라는 1999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에 입단하며 미국으로 건너왔고 4년 뒤인 2003년 6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약관 20세. 하지만 카브레라는 빅리그 데뷔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화려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플로리다의 중심타선에 배치된 카브레라는 그 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68 12홈런 62타점을 기록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일조한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는 4홈런 등 12타점을 쓸어 담으며 데뷔 첫 해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맛봤다.

이후 카브레라의 활약은 거침이 없었다.

카브레라는 빅리그 풀타임 첫 해였던 2004년 총 1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 33홈런 112타점을 기록해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고 데뷔 첫 해였던 2003년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미겔 카브레라. 동아닷컴DB

올 해로 빅리그 경력 12년째인 카브레라는 2006년을 제외하고 매년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12년과 2013년에는 자신의 커리어하이인 홈런 44개를 2년 연속 달성했고 타점은 풀타임 첫 해부터 지금껏 매년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카브레라는 또 빅리그 풀타임 첫 해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5경기 이상을 소화할 만큼 자기관리도 뛰어나다. 이는 화려한 성적만큼이나 카브레라의 자기관리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시즌이 끝난 뒤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 된 카브레라는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수상 기록도 화려화다.

올스타에 9번이나 선정된 것을 비롯해 타격 3관왕(2012년), 타격왕 3회, 홈런왕 2회, 타점왕 2회,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2회, 실버슬러거상 5회 등 이를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

카브레라의 빅리그 12년 통산성적은 25일 현재 타율 0.320 382홈런 1349타점 2144안타. 올 시즌 성적은 총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17홈런 89타점을 기록 중이다.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는 카브레라는 2012년부터 미국 내에 자신의 이름으로 비영리 재단을 설립해 유소년 야구와 소프트볼 발전을 위한 성금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자선사업도 펼치고 있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메이저리그 최고 강타자이자 최고액 선수인 카브레라를 최근 만나 인터뷰 했다.

카브레라는 경기 전 언론과의 개별 인터뷰를 기피한다. 하지만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아닷컴 취재진과 친분이 있는 휴스턴 2루수 호세 알투베(24)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다음은 카브레라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고 귀한 시간 내줘 고맙다.

“천만에. 친구(알투베)의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줘야 된다. 하하.”

미겔 카브레라. 동아닷컴DB

-최근 컨디션이나 몸 상태는 어떤가?

“(웃으며) 좋다. 아주 좋다.”

-홈런이나 타점 등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이기고 또 이기고, 매일 이기고 싶다. 그 것이 목표다.(웃음)”

-지난 3월 소속팀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만족하나?

“물론이다. 액수를 떠나 10년이라는 계약 기간을 보장해 준 것이 특히 마음에 들고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

-빅리그 최고액 선수가 됐을 만큼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매 경기마다 집중하는 것이다. 아울러 타인이나 타 팀과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면서 이겨내려고 했던 것도 실력향상에 도움이 됐다.”

-(웃으며) 비결이 너무 간단하다. 남다른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

“(웃으며) 아니다. 그게 전부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 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한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남으려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날마다 발전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일 뿐 다른 특별한 비결은 없다.”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지난 2003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고 지금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디트로이트에서 다시 한 번 더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느껴보고 싶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쉬는 날은 집에서 푹 쉰다. 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미겔 카브레라. 동아닷컴DB

-아이들도 야구를 하나?

“그렇지 않다. 딸 둘은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고 막내인 아들은 어려서 아직 야구가 뭔지도 잘 모른다.(웃음).”

-별명이 ‘미기(Miggy)’인 걸로 알고 있다. 다른 별명도 있나?

“‘미기’ 외에 다른 별명은 없다. 팀 동료나 코칭스태프들 모두 ‘미기’라고 부른다.”

-야구 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많지는 않지만 나도 징크스가 있다. 경기에서 안타나 홈런을 치면 그 경기에서 사용한 배팅 장갑을 계속 사용한다. 하지만 안타를 못 치면 배팅 장갑이 새 것이라도 다음 날 다른 것으로 교체한다.”

-당신의 야구 실력으로 미뤄볼 때 다른 운동도 잘할 것 같다.

“야구 외에 축구와 농구를 좋아하고 잘한다. 특히 조국 베네수엘라에서 축구 인기가 높아 나도 어렸을 때 축구를 많이 했다.”

-아시아 선수들은 체력보강을 위해 인삼 등 특별한 음식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당신은 어떤가?

“나는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다 잘 먹기 때문에 특별한 음식을 일부러 구해 먹지는 않는다. 다만 체력과 근력보강을 위해 프로틴은 꾸준히 챙겨먹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파스타를 제일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끝으로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팬들의 성원에 늘 깊이 감사한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 팬들의 기대와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맙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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